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주식 시장이 흔들릴 때 내 자산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방어 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투자를 시작하려고 하면 고민이 시작됩니다. 실물 골드바를 사자니 부가세 10%와 보관 문제가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자니 기회를 놓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선택하는 대안이 바로 계좌상으로 금을 거래하는 페이퍼 골드(Paper Gold)입니다. 그중에서도 접근성이 가장 좋은 두 가지 방법이 시중 은행의 금통장(골드뱅킹)과 증권사의 금 ETF입니다. 얼핏 보면 금값에 투자한다는 점은 같지만, 뜯어보면 수수료 구조부터 세금, 활용 목적까지 완전히 다른 상품입니다. 여러분의 투자 성향에 더 잘 맞는 방법은 무엇일지, 냉철하게 비교해 드리겠습니다.
1. 수수료
투자의 첫걸음은 나가는 비용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수수료 구조를 이해하면 내가 단기 투자를 할지, 장기 보유를 할지에 따라 유리한 상품이 보입니다. 먼저 금통장(골드뱅킹)의 수수료 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은행에서는 가입비가 없다고 하지만, 여기에는 스프레드라는 비용이 존재합니다. 은행은 금을 매매할 때 기준 가격에 약 1%의 수수료를 붙여서 거래합니다. 살 때는 1% 비싸게 팔고, 팔 때는 1% 싸게 사들이는 방식입니다. 즉, 금통장에 돈을 넣었다가 금값이 그대로일 때 다시 뺀다면, 왕복 약 2%의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금통장은 잦은 매매보다는 진득하게 묻어두는 투자자에게 적합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금 ETF는 주식 거래와 비슷합니다. 자산운용사에 지불하는 연 0.5% 내외의 운용 보수가 있고, 증권사 매매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최근 많은 증권사가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 실제 매매 비용은 매우 낮은 편입니다. 호가 창의 차이(슬리피지)가 있긴 하지만, 금통장의 1% 스프레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따라서 비용을 최소화하고 싶거나 시장 상황에 맞춰 기민하게 사고파는 것을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금 ETF 구조가 조금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2. 세금
금 투자는 세금이 없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는 실물 금을 음성적으로 거래할 때나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제도권 상품인 금통장과 금 ETF는 모두 세금의 의무가 있습니다. 두 상품 모두 매매 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원천징수 됩니다. 1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면 15만 4천 원은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여기서 발생한 수익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됩니다. 만약 여러분의 연간 이자나 배당 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한다면, 이 수익이 다른 소득과 합산되어 누진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고려해 볼 만한 전략이 있습니다. 바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중개형 ISA 계좌를 통해 금 ETF를 거래하면, 매매 차익 200만 원(서민형은 4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초과 수익도 9.9%로 분리과세 됩니다. 반면 금통장은 ISA 계좌에 담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절세 혜택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ISA와 금 ETF의 조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3. 환금성
내가 필요할 때 얼마나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가, 혹은 진짜 금으로 바꿀 수 있는가는 투자의 목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금 ETF는 주식 시장이 열리는 시간이면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실시간 매매가 가능합니다. 금값이 급변할 때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다만 주식과 동일하게 매도 후 현금이 계좌에 들어오기까지 2영업일(T+2일)이 소요됩니다. 급하게 현금이 필요한 경우 이틀의 시간을 고려해야 합니다. 금통장은 은행 영업시간 내에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고, 매도 즉시 원화로 통장에 입금되므로 자금 회수 속도가 빠릅니다. 또한 금통장만의 독보적인 특징은 바로 실물 인출 옵션입니다. 금 ETF(선물형)는 만기가 되어도 금을 주지 않지만, 금통장은 원한다면 내 계좌에 쌓인 금을 실제 골드바 형태로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때는 그동안 내지 않았던 부가세 10%와 실물 인출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비용이 추가되긴 하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실물 금을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싶은 분들에게는 금통장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지금까지 금통장과 금 ETF의 특징을 꼼꼼하게 비교해 보았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상황과 성향에 따라 최적의 선택이 달라질 뿐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1%의 비용이라도 아껴서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싶고, 스마트폰 거래에 익숙하며, 절세 혜택까지 챙기고 싶은 실속파 투자자라면 금 ETF가 합리적인 도구가 될 것입니다. 반대로 주식 계좌 개설이나 MTS 사용이 낯설어 은행 거래가 편하거나,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내 자산을 실물 금으로 바꿔서 보관하고 싶은 안정 지향적인 투자자라면 금통장이 더 마음 편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금은 우리 자산 포트폴리오를 지키는 든든한 골키퍼입니다. 오늘 비교해 드린 내용을 바탕으로, 여러분의 투자 스타일에 딱 맞는 골키퍼 장갑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